조선족 ‘80, 90후’ 문학의 첫 기록물을 기념하여

조선족 ‘80, 90후’ 문학의 첫 기록물을 기념하여

   80,90후 조선족작가 문학작품집─《담쟁이 여름을 만나다》의 출판은 모든 80, 90후 조선족 작가들이 ‘음지’에서 필을 놓지 않고 열심히 ‘타자’를 견지해 왔기에 맺은 결실입니다. 이는 작은 력사로 우리의 문학사에 기록되고 ‘차세대’로 일컫는 불혹이나 이립의 나이에 들어서는 조선족 ‘청년’문학의 서막이 드디여 열리게 되였음을 의미합니다. 늦은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기꺼운 잔치임이 틀림없습니다.
   무더운 한여름에 지치지도 않고 담벼락을 톺아오르는 담쟁이는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 문단에서 비여있다고 여겨졌던 젊음의 벽을 하나의 풍경으로 장식하였습니다. 담쟁이처럼 여름을 장식하는 기록의 가치는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써내려가는 고독한 령혼들이 한명, 두명 모여서 작은 력사의 강으로 흘러가는 시대를 함께 호흡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담쟁이 여름을 만나다》의 공식출판은 전시기에 비해 한없이 위축돼버린 우리 문학의 가능성과 미래지향적인 지속을 말해주는 쾌거라고 봅니다.
   문학이 어렵다고 하지만 조선족문학은 지나칠정도로 어렵다는 말에 모두가 공감하실겁니다. 어려울수록 우리 문학을 향한 지성 어린 관심과 사랑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어려움을 두고 안타까움만 호소하면서 지리멸렬한 탄식만 내뱉을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주인공이 되여 우리 문학을 위한 진정성 있는 마음을 갖는것이야 말로 어려움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조선족문학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밑천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문학에 얹어진 어려움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하여 청년작가를 비롯한 모든 문학인들이 발 벗고 나서는 문단분위기가 반드시 형성되여야 하지 않을가 싶습니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행해지는 다양한 시도와 창의적인 로동이 인정받고 존중받는 개화된 인식이 일반화되여야 합니다.
   《담쟁이 여름을 만나다》를 비롯하여 민족출판사 조문 편집실에서는 올해에 이미 지행자문집 《조선족으로산다는 것- 70, 80후의 삶, 앎, 꿈》이나 궁금이작품집 《하루살이도 평생을 산다》, 《갚을 수없는 빚》 등 책자들을 출판해냈습니다. 기존의 조선문 출판물과 비해 볼 때 다소 이색적인 상술한 도서들은 조선족 문단(혹은 글쓰기 풍토)과 출판업계에 신선한바람을 몰고왔습니다. 해체속에서 부단히 재구성되고 재편성되여 가는 조선족 문학과 작가에게 더욱 넓고 자유로운 활무대가 펼쳐질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커지는 바입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닫혀진 사고의 틀을 깨고 타성을 탈피함에 있어 다양한 방안과 길을 제시하는 노릇도 할 수 있기를 내심 바랍니다.
   불가능할 것 같던 전위적인 출판물을 기획하고 책으로 예쁘게 엮어준 민족출판사 조문 편집실 모든 선생님들의 로고에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개인의 성과로 따낸 지원금을 선뜻이 《담쟁이여름을 만나다》의 출판비용으로 쾌척하신 리명학 선생님의 선행과 사랑의 마음은 모든 조선족 80, 90후 글쟁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또한 원고료가 없음에도 가타부타 이견없이 자신의 창작물을 제공해준 조선족 청년 글쟁이들과 그들의 열정에도 우리는 사랑의 눈길을 보내주어야 할 것입니다.
   《담쟁이 여름을 만나다》가 출판되기까지 조선족 차세대 글쟁이들에게 큰 힘을 실어준 사회 각계의 숨은 공로도 큽니다.
   특기할 바로는, 조선족 80, 90세대 문학창작을 독려하고 조선족 차세대 작가대오를 반드시 정비해야 될 필요성과 절박함, 책임감을 통감하고 ‘청년’작가들에게 지면을 선뜻이 내여준 문학지들의 용단입니다. 조선말순수문학지 중에서 맨 처음으로(2018년 제1호부터) ‘8090문학코너’를 설치하여 차세대 조선족 글쟁이들의 작품에 대폭적인지면을 내여준 《장백산》잡지사와 《도라지》잡지사의 ‘80후’ 글쟁이들의 문학과 글쓰기에 대한 견해를 피력해보이는 <‘80후’ 시선>(2019년 제1호부터제6호까지)을 비롯하여 온라인 문학동아리 동인들의 수필을 특집으로 묶은 <’11번가’ 특집>(《도라지》 2018년 제6호)과 ‘80후’ 신예를 2019년의 초대작가로 모신 <삼인초대석>(《도라지》2019년 제1호부터 6호까지) 등 ‘파격적’인 코너 설치에 우리는 큰 박수를 보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연변문학>, <송화강>, <민족문학 조선문판> 등 우리말 문학지와 각 문예부간에서도 ‘80, 90후’와 대학생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조명을 함께 함으로써 ‘청년’글쟁이들의 창작의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만큼 ‘팔구쟁이’들의 작품이 기성문단에서 로출빈도가 잦았기에 오늘날 우리 세대의 문학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고 오늘의 《담쟁이 여름을 만나다》의 출판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문학을 위한 과감하고 진취적인 성과물들이 연변 외에서 맨 먼저 나오게 된데 대해 저는 조선족의 ‘서울’로 일컫는 연변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유감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담쟁이 여름을 만나다》는 《명작선집》이 아닙니다. 때문에 이 문집은 완벽하거나 문학성이나 예술성이 높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진행형인 조선족 80,90후 문학에 대한 대체적인 밑그림은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이나 ‘차세대’, ’80, 90후’라는 세대 획분이 ‘보호막’이 되여 ‘담쟁이’들이 톺아올라야 할 ‘장벽’의 높이가 다소 낮아졌다는 비평도 우리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오로지 작품으로 승부를 걸어야만 합니다.
   《담쟁이 여름을 만나다》는 80, 90후 조선족작가들의 문학을 조명한 첫 출판이기에 통시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때 필히 조선족문학사의 한획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어느 날엔가 80, 90후 조선족작가 문학작품집이 출판될 때에는 명실공히 《조선족 명작품선》이라는 표제도 당당하게 달 릴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여러 원인으로 말미암아 이번 문집에 이름과 작품을 올리지 못한 분들도 앞으로 흐르는 세월을 함께 살아내면서 더욱 좋은 작품으로 서로 경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련과 좌절과 여러 평가가 있더라도 강물은 흘러가고 바람은 흘러가고 구름도 흘러갑니다. 그래서 꽃은 흔들리면서 피고 지며 사계절과 만나고 리별하고… 그렇게 세월이라는 크고도 작은 추억과 력사의 산을 쌓아올립니다.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조선족문학 인구와 창작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어쩌면 우리는 최후의 조선족 모어창작을 하는 몸부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늘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모두어 손잡고 넉넉하고 여유롭고 유쾌한 마음으로 조선족 문학에 유익한 일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길 바랍니다.
   사랑스러운 모든 분들의 건강, 건필, 건승, 건투, 건재를 기원합니다.
   《담쟁이 여름을 만나다》의 출판을 위해 여러모로 번쇄한 일을 맡아 했던 불민한 제가 력사적인 출간식 현장에 뚱뚱한 몸집을 드러내지 못하게 된데 대하여 자못 큰 애수함과 송구스러움을 전합니다.
   후일, 좋은 분들과 더욱 좋은 만남을 기약합시다!
글: 오공 모동필 五工 酕冬筆

조선족 ‘80, 90후’ 문학의 첫 기록물을 기념하여

모동필 인물소묘: 김광현(연길)


조선족 ‘80, 90후’ 문학의 첫 기록물을 기념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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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80, 90후’ 문학의 첫 기록물을 기념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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